태양광 패널의 바이패스 다이오드 (1)
설치된 한 개 태양광 패널에, 나뭇잎이 떨어질 수도 있고 새똥이 묻을 수도 있고 겨울철에는 눈이 쌓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해당 패널의 특정 셀 영역에 ‘음영’이 생기고 전력 생산이 감소합니다. 잠시 출력이 떨어지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 음영 때문에 패널을 구성하는 ‘포토 셀(Photo Cell)’이 망가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유는,
1) 단위 셀은, 광에 반응하는 포토 다이오드(Photo Diode)와 같습니다. Diode라는 단어를 썼으니 포토 다이오드와 전류를 한쪽 방향으로만 흘리는 일반 다이오드가 같은 속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모두는, 부품의 데이터시트에 명기되는 일정한 사용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순방향이든 역방향이든 상관 없이, Diode 양단의 현재 전류나 현재 전압이 어떤 한계를 넘어가면 해당 다이오드는 즉시 파괴됩니다. 반도체 소자는 모두 그런 식입니다.
그래서, “특정 셀에 음영이 생기면, 그 셀이 항구적으로 파괴될 수 있다”라고, 확률론적으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포토 다이오드 즉, 포토 셀을 보호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개념적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1으로 표시한 패널 안에 사각형으로 묘사된 여러 개 단위 셀이 들어있습니다. #1 패널은 #2… N-1, N 패널과 직렬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D1 등 다이오드는 없다고 가정하겠습니다.
2) 어떤 단위 셀에 음영(Shade)가 생기면, 그 포토 셀은 발전 능력이 감소와 동시에 전기를 흐르게 만드는 능력이 급격히 저하(*)합니다. 전기를 흐르게 만드는 능력의 저하는 곧 저항 증가와 같습니다. 그러면서 온통 직렬로만 연결된 #1…#N 패널 모두는, 동작을 멈추거나 극단적으로 출력이 감소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1.5V 3개 건전지로 작동하는 완구가 있는데, 가운데 건전지를 빼내거나 상태가 아주 나쁜 건전지로 교체하는 장면을 상상하면 됩니다.
* 저항의 증가는 곧 발열입니다. 그때문에 핫스팟(Hot Spot)이 생기고 열에 의해서 포토 셀이 영구 손상됩니다.
3) 그렇게 출력이 저하되었지만, 음영이 제거된다면 문제의 포토 셀은 다시 정상 상태로 복귀할 것이므로 그냥 넘어가도 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1 패널의 (-) 단자는 계통의 공통 (-)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문제의 셀을 제외한 나머지 셀과 #2… #N 패널의 모든 셀이 정상 작동 중입니다. 모두는 직렬 연결되어 있으므로, 정상 작동 중인 모든 셀의 최대 전압은, 논리상 수십, 수백 볼트를 넘어갈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문제의 포토 셀에 가해지는 역방향 전압은 해당 셀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값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계 상황에 도달하면, 그 포토 셀은 영구 손상됩니다. 그 순간, 해당 패널도 망가진 셈이 되었고 계통 전체에 문제가 생깁니다.
요약하자면, “나뭇잎 하나가 태양광 패널에 붙으면 해당 패널과 시스템 전체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물론, 확률론적 싸움이다”가 됩니다.
4) 앞서 “여기서, D1 등 다이오드는 없다고 가정합니다.”라고 했습니다. 반대로, “D1 등 다이오가 있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음영이 생긴 포토 셀은 광 반응성이 떨어지고 그에 따라 발전량이 작아지는데, 동시에 반도체로서의 저항값이 커진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정상 발전 중에는 1 오움이었는데 음영이 생기면 100 오움이 된다고 가정합니다. 그 조건에서, D1과 같은 일반 다이오드를 병렬 접속하면, 발전 전류 흐름에 순방향 배치한 셈이므로 D1 다이오드의 저항값은 1 오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100오움짜리가 된, 음영이 생긴 포토 셀을 건너뛰고 무리 없이 전류를 흘릴 수 있게 됩니다. 전류는 저항이 작은 쪽으로 흐르는 성질이 있으니까, 문제가 생겼거나 잠시 문제가 생긴 포토 셀은 확률론적인 보호를 받는 셈이 됩니다.

(이미지 출처 및 참고 글 보기 : https://www.cleanenergyreviews.info/blog/solar-panel-shading-problems-bypass-diodes-optimisers)
이상으로,
바이패스 다이오드는, 시스템 발전 총량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음영이 생긴 포토 셀에 역전압이 인가되면서 파괴되는 것도 막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현실에서는 단위 셀 하나 하나에 다이오드를 병렬 연결할 수 없기 때문에 정션 박스에 몇 개만 배치합니다. 3학년 1반의 홍길동을 특별 관리하는 게 아니라 3학면 1반 전체를 특별 관리하는 것입니다. 범위를 달리하면 3학년 1반이 속한 초등학교 단위로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3학년 1반 전체를 특별 관리하는 수단이 MLPE입니다. 아래 글 참고하세요.
그렇다면, 바이패스 다이오드가 천하만능인가? 그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쇼트키 다이오드(Schottky Diodes) 등 반응성 좋은 대전류형 다이오드를 쓰고 있지만 그 자체가 반도체 소자이기 때문에, 고장이 날 수도 있고 반도체의 취약점인 “온도 상승에 무기력하다”는 점 등 어쩔 수 없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 정리합니다.
- 이미지 출처 : www.cleanenergyreviews.info/blog/solar-panel-shading-problems-bypass-diodes-optimisers